"우리 대화 왜 공개?" 시진핑 따지자 말 끊은 트뤼도 '싸늘'

홈 > ABOUT > 이용자불만접수
이용자불만접수

"우리 대화 왜 공개?" 시진핑 따지자 말 끊은 트뤼도 '싸늘'

염병철1 0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819102?sid=10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나눈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따지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시진핑 주석이 불쾌한 의중을 전달하자 트뤼도 총리도 '정상적인' 일이었다고 맞서는 등 두 나라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했다.

1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리셉션에서 시 주석이 전날 나눈 대화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며 트뤼도 총리를 비판했다.

시 주석은 웃는 얼굴이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매우 싸늘했다. 그는 "우리가 논의한 모든 게 언론에 유출됐다. 그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대화가 이뤄지는 건 정말 아니다"라고 재차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어 "성과 있는 논의를 위해서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를 도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시 주석 통역이 다 끝나기도 전에 "캐나다는 대화란 자유롭고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우리가 건설적인 일들을 함께하길 기대하겠지만 서로 동의하지 않는 일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우선 (대화) 조건부터 만들자"는 말과 함께 트뤼도 총리와 악수하고 자리를 떴다.

캐나다는 이번 G20 회의에서 시 주석과 공식 회담 명단에 없었다. 이는 트뤼도 총리의 최근 발언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트뤼도 총리는 중국이 2019년 캐나다 연방 선거에서 11명 후보에게 비밀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캐나다 선거에 개입했다는 뉴스에 "불행하게도 우리는 중국 또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 기관과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사태를 보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트뤼도 총리는 15일 리셉션에서 시 주석과 예정에 없던 짧은 대화를 나눴는데 캐나다 언론이 캐나다 총리실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선거 개입에 대해 시 주석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캐나다 선거 개입 관련, 중국의 공식 입장이 준비되기도 전에 캐나다 언론이 대화 내용을 보도하자 이에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떤 현안이든 입장이 정리되면 어떤 관료든 단어 한마디 빼거나 보탬 없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시 주석에서부터 지방 관리에까지 예외가 없다. 특히 치밀하게 짜인 각본 아래 정제된 언어와 표현, 행동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상 트뤼도 총리와 캐나다 언론은 자신에 대한 공격적 도발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계산에 없던 돌발 사태나 상황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회담에서 미국 기자가 중국 인권에 대한 질문을 했다가 중국 측 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가는 장면에서 여과 없이 드러났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