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조롱 선 넘었다” 넷플릭스 다큐 ‘해리와 메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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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 조롱 선 넘었다” 넷플릭스 다큐 ‘해리와 메건’ 후폭풍

염병철1 0
“왕실 팔아 돈벌이” “형 부부에 대한 질투” 비판론…일각선 “직함 내려놓고 찰스 대관식 오지 마”

[일요신문] ‘국민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정착한 해리 왕자(38)와 메건 마클(41) 부부의 비호감 행보가 연일 영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왕실을 등지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 것도 모자라 공개적인 자리에서 왕실을 험담하거나, 영국에 대한 불만과 비난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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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보호를 외치면서 왕실을 떠났던 사람들이 이렇게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진의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왕실이 싫으면 당장 왕실 직함을 내려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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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큐를 찍게 되었냐는 질문에 해리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완전한 진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요컨대 이 다큐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또한 그는 다큐 인터뷰에서 사생활 보호와 자유를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언급하면서 “나는 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했다” “나는 항상 이것이 싸울 가치가 있는 싸움이라고 느꼈다” “우리가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마클 역시 “우리는 보호받지 못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라면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리고 내가 얼마나 잘하든, 내가 무엇을 하든, 그들(언론)은 계속해서 나를 파괴할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마클은 해리와 사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파파라치의 집요한 추적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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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또한 인종차별 문제와 소외감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는 마클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왕실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실의 반응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면서 “왕실 가족들 가운데 일부는 ‘내 아내도 언론의 괴롭힘을 겪어야 했는데, 왜 당신 여자친구는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지? 왜 특별대우를 받아야 하지? 왜 보호받아야 하지?’라고 했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를테면 왕실 구성원이 되기 위해 거치는 일종의 ‘통과의례’로만 치부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해리는 그런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여기서 차이점은 인종차별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왕실에 “엄청난 수준의 무의식적인 편견이 있다”고 말하면서 “왕실 구성원들은 결코 마클을 가족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버킹엄 궁전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서 흑인 노예를 상징하는 브로치를 착용한 켄트의 마이클 공자빈을 예로 들었다.

해리는 심지어 형인 윌리엄 왕세자를 향해서도 총부리를 겨누었다. “그들은 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거짓말을 했지만, 우리 부부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말할 의향은 없었다”고 비난했다. 형 부부를 위해서는 언론을 상대로 대응하면서도 왜 자신들 부부가 언론으로부터 받는 공격에 대해서는 가만있었냐는 것이다.

또한 해리는 형이 배우자로서 케이트 미들턴을 선택한 이유는 사랑 때문이 아니라 미들턴이 왕실의 이미지에 잘 부합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비단 형뿐만 아니라 왕실 남자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그렇다고 말한 해리는 “그들은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왕실의 ‘틀’에 맞는 사람을 고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마클의 결혼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사랑’이었기 때문에 다른 왕실 가족과 차별된다고 주장했다.

부부는 또한 영국 왕실의 관습에 대해서도 조롱 섞인 발언을 쏟아냈다. 마클은 “그들이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곳에서도 계속 격식을 차린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윌리엄과 케이트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우리를 방문했을 때였다. 나는 그때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맨발이었다. 나는 원래 포옹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포옹을 해왔다. 그런데 나는 그것이 영국인들에게는 매우 거슬리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나는 외부로 보이는 격식이 안에서도 계속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클은 또한 엘리자베스 여왕을 처음 만나던 날 따라야 했던 ‘예절 형식’에 대해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면서 “여왕을 만나면 절을 하거나 왕실 예법에 따라 한쪽 다리를 굽히고 인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고 비웃었다. 그러면서 과장된 제스처로 고개를 숙이는 시늉을 해보이면서 어이없다는 듯 웃는 모습도 보였다. 윈저성에서의 첫 식사를 가리켜서는 ‘중세시대 같았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다큐가 공개되자 보수당 소속 정치인들은 물론이요, 대다수 영국 국민들은 선을 넘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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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과 왕실 관계자들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한 왕실 관계자는 “그들은 정말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걸까. 아니면 이전 왕실 생활의 그늘에서 살기를 원하는 걸까”라고 물었으며, BBC는 “그들은 억압적인 왕실 제도의 희생양인가. 아니면 불만 많은 억만장자인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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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해리 부부는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도 적극적으로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왔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것을 비롯해 마클은 ‘스포티파이’와 거액의 계약을 맺고 팟캐스트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으며, 해리는 오는 1월 자서전 ‘스페어’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엘리자베스 여왕의 전 언론담당 비서였던 디키 아비터는 ‘GB 뉴스’에서 “그들은 대중의 관심을 벗어나 조용히 살기 위해 영국을 떠났다. 그런데 글쎄, 이 다큐에서 사생활이 잘 지켜졌는지 모르겠다. 대중들은 다큐를 통해 자녀들을 비롯해 그들의 얼굴을 많이 보고 있지 않은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아비터는 “엇갈린 메시지가 너무 많다. 나는 그들이 방향을 잃었고 아무도 그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의 이야기에는 소쿠리보다 더 구멍이 많다”고 비난했다.

돈 때문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왕실을 팔아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부부가 받은 금액은 약 8800만 파운드(약 1360억 원)다. 왕실 이야기를 폭로하는 자서전 ‘스페어’의 출판 계약으로 해리가 받은 금액은 3800만 달러(약 480억 원)다.

다른 한편에서는 부부의 이런 행동이 ‘질투심’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왕실 평론가이자 ‘해리: 왕자의 전기’ 저자인 안젤라 레빈은 “나는 마클이 특히 미들턴을 매우 질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마클은 항상 이기고 싶어하는 여자다. 무엇을 하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빈은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진 그들이 이토록 왕실을 가차없이 공격하는 진짜 이유를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그건 순전히 질투심 때문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예고편에 사용된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미들턴의 사진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하고 많은 사진 중에 하필 미들턴의 냉정한 표정이 담긴 사진과 마클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대비시키면서 시청자들에게 한쪽은 가해자, 다른 한쪽은 피해자라는 의식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예고편에서는 다분히 연출된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해리와 마클의 다정한 스냅 사진이 집중적으로 보여졌는데 이에 대해서도 레빈은 “아마도 본인들이 윌리엄 부부보다 더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듯하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레빈은 마클뿐만 아니라 해리도 형에 대한 질투심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2017년, 해리에 대한 전기를 쓰기 위해 그를 인터뷰했을 때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레빈은 “해리는 왕위를 계승하지 않는 한 형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형제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했고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매우 가깝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안타까운 점은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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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니 영국 여론도 썩 좋지는 않은 상태다. 한때 왕실 일원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인기남이었던 해리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여론조사 회사 ‘유고브’에 따르면 오늘날 해리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영국인은 38%, 마클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영국인은 27%에 불과하다.

언론도 등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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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부부의 왕실 직함을 박탈하고, 내년 5월에 열리는 찰스 3세의 대관식에도 오지 말라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메일온선데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4%의 영국인들이 해리 부부의 왕실 직함을 박탈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심지어 42%는 해리 왕자가 왕위계승 서열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응답자의 28%는 찰스 3세의 대관식에 해리 부부가 참석해선 안된다고 답했으며, 41%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참석해도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31%에 불과했다.


왕실 직함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은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서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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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서 실리 의원은 서식스 공작이라는 칭호를 계속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군주제와 그의 가족을 짓밟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부부는 자신의 가족을 짓밟아 가면서 대중에게 이야기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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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식에 발도 못 붙이게 해야 한다는 정치인들의 의견에도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실리 의원은 “그들은 분명히 대관식에 참석하고 나중에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할 게 뻔하다”라고 말했는가 하면, 은퇴한 크리스 패리 제독은 “대관식은 그들에게는 또 다른 레드카펫 행사일 뿐이다. 그들은 이 행사의 존엄성과 중요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전 보수당 대표인 이안 던컨 스미스는 “왕실이 그렇게 싫다면서 왜 대관식에 참석하는 데는 관심을 갖는가”라고 물었으며, 보수당의 원로인 데이비드 멜러는 “그들은 대관식에 오지 말아야 한다. 절대로 오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들은 가족을 강물에 빠트려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 나는 영국 국민들이 그들이 대관식에 참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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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넷플릭스 다큐에 대해 영국 왕실은 침묵으로 일관한 채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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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이자 왕실 논평가인 세라 바인은 “해리와 마클이 온 나라를 가스라이팅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불행을 팔아서 주머니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첫째, 해리 부부가 고 다이애나비의 비극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클의 격을 높이기 위해 다이애나비가 왕실 며느리로서 처했던 곤경과 죽음을 마클의 그것과 비교하면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철저히 계산된 ‘홍보’라는 의미다.

바인은 “고인이 된 다이애나비의 영상을 마클의 영상과 나란히 배치하고 있는데, 이 메시지는 분명하다. ‘두 사람은 사실상 하나이고 동일하다’는 뜻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해리는 그동안 반복적으로 다이애나비와 마클 둘 모두를 언론에 쫓기는 희생양으로 비교해왔었다.

바인은 “이건 영리한 수법이다”라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다이애나비가 왕실에 의해 암살당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해리의 태도는 의심할 여지없이 이런 사람들을 결집시켜 분노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마클이 다이애나비의 상징적인 지위를 물려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계산이라고 덧붙였다.

바인은 “그들은 다이애나비의 삶(그리고 죽음)을 효과적으로 수익화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명심하라. 해리는 다이애나비의 유일한 아들이 아니다. 해리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윌리엄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보라”고 언급했다.

둘째, 인종차별 문제다. 해리와 마클은 왕실 가족과 대부분의 영국 언론이 인종차별적이기 때문에 영국을 떠났다고 했지만 이는 핵심이 아니었다. 해리 부부는 왕실 일원으로서의 지위와 그로 인해 얻게 된 편안한 삶, 영국 대중들의 숭배 등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다.
3000만 파운드(약 460억 원)를 들인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린 마클은 윈저성에서 울버햄프턴까지 도열한 영국인들에게서 진심으로 환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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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서 또한 그는 “특권을 되돌아보는 대신 그들은 이제는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 영국인들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 직원들은 이 말도 안되는 소리에 속았을지 모르지만 영국 대중들은 당신을 똑바로 보고 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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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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